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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장님의 칼럼 ´늘어나는 조손가정´(8월12일) 덧글 0 | 조회 2,203 | 2013-08-13 00:00:00
관리자  











제264호(2013년 8월 12일)

[칼럼] 늘어나는 조손가정


 


 



-이복희 시흥시민대학장


-본지 칼럼니스트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온 나라가 난리다. 해가 갈수록 기후의 변화는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온으로 온 세계를 휘저어 놓는다. 불볕더위로 질식사 하는 사람이 발생하고, 지진과 쓰나미로 쑥대밭이 되는가 하면, 집중호우로 마을 전체가 물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경우 등등 나라마다 이상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3한 4온의 기온이 뚜렷한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도 봄과 가을의 정취를 느끼지 못하며 살고 있다. 봄인가 싶으면 여름이고 가을인가 생각하면 두터운 겨울옷으로 이미 우리 몸은 감겨져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자연의 재앙이요. 지구가 인간들에게 화를 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아울러 이러한 좋지 않은 여러가지 현상들이 발생하고 어려움이 생기면 가장 힘든 고통을 감수하고 감당해야하는 사람들 역시 소외계층 즉 경제력이 없는 장애인이나 노인들이다. 모든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가하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가정불화 및 가족해체현상이 눈에 띠게 증가하고 결국 출가한 자식들의 가족해체는 고스란히 부모에게 즉 조손가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조손가정이 유난히 많은 지역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조손가정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조손가정은 경제력은 물론 신체적으로도 건강하지 못한 노인들이 어린 손자들을 부양하고 있다. 아이들은 한창 먹어야하고 배워야하는 시기에 나이드신 노인이 아이들을 보살피고 돌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같이 모든 것이 풍족한 환경에서 다양한 수혜를 입으며 자란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조손가정의 아이들은 성장기부터 다름을 인정하기에 앞서 상대방을 시기하고 질투하며 자신을 비관하고 늘 부정적이며 사회를 받아들이는 마음부터가 다르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물의를 일으키며 여러 가지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나아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망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 복지정책 중 조손가정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나 대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현장에서 피부에 와 닿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또한 지원되고 있는 서비스는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이미 우리의 복지정책은 그 선을 넘어섰다고 본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을 줄 알고,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베풀 줄 안다는 말이 있듯이 부모로부터 느껴보지 못한, 나이드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채워주지 못한 다양한 사랑과 감정, 따뜻한 마음가짐을 쌓아갈 수 있는 살아있는 사회 환경 분위기 조성으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자신의 인생을 잘 가꾸고 설계해 사람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와 관심이 필요 할 때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제도권이 서로 협력하여 조손가정에 대한 주변사람들의 인식변화, 조손가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로 맞춤형서비스가 이뤄져야한다.


현장에서 늘 경험하며 일상적인 일들로 진행되고 있는 사연이다. 필자가 자주 방문해 보살피는 조손가정 중 사내 아이 둘을 보살피며 생활하고 있는 80대 후반의 할머니는 필자를 볼 때마다 ‘죽고 싶어도 손자들 때문에 어찌 할 수 없다’며 절뚝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파지를 주워 모아 생활비에 보태신다고 한다. 가정방문 시 가끔 작은 아이는 눈에 띄는데 할머니 이야기는 들은 척도 하지 않으며 외부 사람이 오는 것을 아주 꺼리는 아이는 집 밖으로 말없이 사라져 버리곤 한다. 물론 학교생활 역시 마음 내키는 대로며 더더구나 생활교육은 완전 제로...


이 모든 것을 할머니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버거운 일이다.


모든 매체를 통해 우리는 거의 날마다 상상할 수 없는 사건사고들을 접하게 된다. 인간의 탈을 쓰고 도저히 상상 할 수 없는 일들이 현실에서는 자연스럽게 발생되고 있으며 그 중심엔 반드시 사람이 주인공이다. 안타깝게도 그들의 공통점은 성장기부터 불우한 환경속에서 생활교육은 물론 사람의 귀중함을 느끼지 못한 채 증오와 분노심으로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 깊이 쌓여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에 이르게 된 것이다.


먼 미래 문제가 보이는데도 당장 눈앞에 문제해결만을 위해 제도를 만들고 실행을 한다면 지금의 문제는 계속이어 질 것이며 해가 거듭 될수록 더 큰 재앙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한 가지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자. 특히 성장기 아이들의 복지정책은 먼 미래의 투자임을 명심하고 물질적· 정서적.정신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지원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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